책을 읽자2010.02.28 00:38

밤새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긴장감이 있다. 
장애인 학교 성폭력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소설.
실화를 바탕으로 함 


[139p] 

민수는 발작이 지나간 듯 고개를 들더니 수화를 시작했다. 

- 박보현 선생님이 아침에 기숙사에서 퇴근을 하시면서 - 생활 지도 선생님들은 밤새워 근무를 하고 아침에 퇴근하시거든요 - 집에 가서 컴퓨터 게임을 더 하게 해 주겠다고 해서 저하고 동생이 따라갔어요. 

"그래서요?"

- 집에 도착하니 박선생님이 컴퓨터가 있는 방을 하나 보여주시면서 저보고 거기서 게임을 하라고 했어요. 그러고는 동생을 데리고 나가셨어요. 

"어디로 데리고 갔나요?"

- 옆방으로요. 

갑자기 서유진의 눈빛이 예리하게 빛났다. 침묵은 계속되었다. 센터 회의실 전체를 거대한 롤러로 찍어내리는 듯했다. 

"그러고는요?"

- 그러고는 한참 게임을 했어요. 보통때 같으면 한두 시간 지나서 그만하라고 하실 텐데 시간을 보니 벌써 세 시간이나 지나 있었어요. 거실로 나가보니 박보현 선생님이 혼자 텔레비전을 보고 계셨어요. 제가 동생은 어디 있느냐고 물었지요. 그랬더니 혼자 기숙사로 가버렸다고 했어요. 

민수는 울먹이기 시작했다. 

- 동생은 기숙사로 가는 길을 몰라요. 돈도 없고 그럴 리가 없었지요. 밖으로 나갔는데 안개가 너무 심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저는 박보현 선생님 집 근처에 기차가 지나다닌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어요. 저는 그후로 동생을 영영 보지 못했어요. 

"동생이 왜 나갔다고 하던가요?" 

- 박보현 선생님은 대답하지 않았어요. 그러더니 저보고 제 동생 영수처럼 이 안개 속에서 고생하다가 잘못하면 나쁜 놈들에게 끌려갈거라고 했어요. 조금 있다가 라면을 끓여먹고 학교로 데려다준다고했어요. 저는 동생이 걱정되어서 견딜 수가 없고 미칠 것만 같았어요. 그애는 글씨도 제대로 모르고 전화번호도 외우지 못해요. 그런데 박보현 선생이 저를 쏘파에 쓰러뜨렸어요. 그리고 제 바지를 벗겼어요. 

듣고 있던 여자 간사가 비명을 질렀다.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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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연희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