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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26 방금 전에 목격한 아동 학대 현장 (11)
꿈꾸는 이연희2010.08.26 11:00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데

길거리에서 들려오는 한 아줌마의 고함소리. 


뭔가해서 창문을 열어보니 

웬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슬리퍼를 신고 슬슬 걸어가면서 초등학교 2학년 쯤 되는 아들에게 잔소리 하는 중이다. 

하도 소리를 질러대서 무슨 소리를 하는 지도 모를 지경. 

거친 말투와 상반되게 표정이나 걸음걸이는 매우 유유한데, 그것이 그들의 기형적인 일상을 암시하는 것 같아 더 충격적이다.  


그러던 중, 옆에 있는.. 초등학교 5학년 정도 되는 누나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엄마에게 뭐라고 한 마디를 꺼냈다. 입을 열기가 무섭게 욕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씨발년아. 조용히 해. 어디 어른 말하는데 껴들고 지랄이야. 이 미친년이 뵈는게 없나. 동생이랑 쌍으로 놀고있어. 니네 집에가면 다 되졌어" 


토씨하나 안 틀리게 옮겨적은..... 부모가 초등학생 자식들에게하는 말이다. 


꼼짝 못하고 질질 엄마를 따라가는 아이들을 그냥 가만히 두고 봐야 하는 것인가? 순간 열이 확 치솟는다. 언어 폭력도 폭력이다. 남들 다 듣는 길거리에서도 저 정도인데 집에서는 아이들을 대체 어떻게 대할까? 두드려 맞고 자랄 것이 분명하다. 


이럴 때 나는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하는 가. 


아이들에게 왜 그렇게 욕을 하세요? 

라고 따져야 할까? 

그렇게 하면 아이들이 오히려 더 창피해하고 상처받지 않을까?

남의 가정일에 왜 참견이냐고 길길히 날 뛸 텐데... 

그럴 땐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하나. 

싸워서 내가 이길 수 있는 정당한 법적 근거나 논리가 과연 있을까? 


힘없는 어린아이들을 학대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인간들이 나는 세상에서 제일 싫다. 피가 거꾸로 솟을 지경이다. 


하지만, 내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해서.... 의협심을 발휘해 뭐라 한 마디 한다고 해서, 그들이 변할 리도 만무하고 그 아이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이 생기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 사실이 나를 더욱 미치게 한다. 



- 팍시 -  

Posted by 연희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