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노래'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7.16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내가 생각날껄? (1)
꿈꾸는 이연희2010.07.16 14:02
[##_Jukebox|cfile24.uf@204692104C3FE70E84C59E.mp3|02. Glen Hansard and Marketa Irglova - Falling Slowly.mp3|autoplay=1 visible=1 color=black|_##]


CBS 라디오 청취 프로그램 레인보우를 틀어놓고 음악을 듣는다.

CBS 음악 프로그램은 다른 라디오 방송에 비해 진행자 멘트가 적어서 좋다.


조금 전 음악 FM, 신지혜의 영화음악에서 STING 의 Leaving Las Vegas가 흘러 나왔다.

이 곡을 들으니 헤어진 옛 남자가 생각난다.


누군가와 연애를 할 때 즐겨들었던 음악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는다.


이문세의 '소녀'를 차에 탈 때 마다 틀어주었던 김모씨는 이런 말을 했었다.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평생 내가 생각날껄?"


그랬다.

좋은 않은 기억으로 헤어진 그였지만, 이문세의 소녀가 어디선가 흘러나올 때 마다 그와 함께 음악을 들었던 차 안의 냄새, 한강의 불빛, "평생 내가 생각날껄?"이라고 말하며 씨익 웃었던 그의 옆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오랜 인연이 아니었어도, 함께 간 술집에서 그가 신청했던 음악이 또는 차안에서 틀었던 음악이 내 마음에도 쏙 들었다면 그 사람과의 기억은 오래 남는다.


ELO의 Last Train to London 을 들으면 신촌 우드스탁에서 함께 술을 마셨던 H 씨가 생각나고,

크라잉넛의 서커스 매직 유랑단을 우연히 듣게되면 노래방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Y 씨가 생각난다.

테이프에 좋아하는 노래를 가득 담아 선물해 줬던 중학교 때 첫사랑은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는 한동안 수요일마다 집 앞에 빨간 장미를 놓아두고 가기도 해서 절대 잊혀지지 않는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그리 오래된 추억이 아닌데도, 눈시울을 붉히게 만드는 곡이 있다.


영화 Once 의 주제곡 Falling Slowly.

8개월전 (아~ 벌써 8개월이 흘렀구나.) 뉴질랜드에서 .... 호젓한 저녁시간, 나른한 일요일에 세 식구가 함께 자주 불렀던 노래다.

나는 키보드를 치고, 남편과 다섯살난 아들은 기타를 치면서 나름 화음까지 맞춰가며 이 노래를 수백번도 더 불러댔었다.

바쁘고 정신없는 한국생활.

남편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할 시간도 없고, 아들과 함께 악보를 펴 놓고 노래를 부를 시간도 없다. 시간이 없다는 건 아마 핑게일 것이지만 .... 어떻게 된 일인지, 도무지 마음의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밤 늦게 퇴근해 새벽에 출근하는 .. 전형적인 한국 직장인이 되어버린 남편. 좁아진 생활 환경. 챙겨야할 주변 인물들이 많아진 것. 둘째 아이 출산 등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한국이 좋다던 남편이 얼마전 퇴근길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falling slowly 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저녁이나 주말이 되면 늘 '뭐하고 놀지?' 하고 고민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던 그 때가 생각나서.... 오로지 셋 뿐이었던 이민 생활, 심심했지만 그립기 짝이없는 그 때가 생각나서 .... 울컥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한다.


.


음악은 참 좋은 것이다.


이 세상 어딘가 어떤 음악을 들으며 나를 추억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 팍시 - 
Posted by 연희Lee